최근 딸을 태우고 왕복 9차선 대로를 운전하던 이성용 씨는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습니다.
하마터면, 대로 한복판을 횡단하던 고라니를 칠 뻔한 겁니다.
[이성용 / 서울 반포동 : 차량이 다 서 있는 상태라서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깜짝 놀랐죠. 저희도.]
[이루다 / 서울 반포동 : 여기는 산이 없어서 (고라니를) 거의 볼 일이 없어요. 다칠까 봐 좀 조마조마했어요.]
같은 날, 고라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하천 근처에도 나타났습니다.
[최나영 / 서울 도곡동 : 풀 먹다가 다시 나왔다가 그렇게 왔다 갔다 했어요. 그래서 (4시부터) 거의 한 6시까지 봤나.]
산지나 국도에서 주로 발견되던 고라니가 도심에 출몰한 건 최근 일만은 아닙니다.
서울에서 고라니가 나타났다는 신고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.
전문가들은 여름이 다가오고 번식기를 거치면서 활동량과 개체 수가 늘어난 점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.
또 급격한 도시화로 포식자와 서식지가 줄어든 영향도 크다고 설명합니다.
[마승애 / 청주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장 :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도시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.]
서울시는 지난 2006년부터 '녹지연결로'를 마련해왔는데,
아무래도 동물보다는 사람 이동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.
취재진이 서울 강남구의 연결로들을 직접 살펴보니, 야생동물이 다니기엔 부실한 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.
경계심이 많은 야생동물을 위해 통로에는 조명과 소음을 차단할 구조물이나 숨을 수 있는 피난처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하지만,
이렇게 도로변에 울타리만 쳐져 있는 곳이 많아 동물들이 안심하고 다니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.
[남궁 형 / 한국생태연구소 대표 : 동물은 대부분은 야행성이에요. 그럼 걔들한테 조명을 해줄 필요가 (없죠)]
전문가들은 도심을 넘어 더 큰 규모에서도 야생동물의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.
[남궁 형 / 한국생태연구소 대표 : 녹지에서 하천 그다음에 그 하천이 다시 녹지로 갈 수 있도록 서울시를 방사형으로 다 연결을 해줘야 해요.]
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시점입니다.
YTN 김이영입니다.
촬영기자 : 이근혁
디자인 : 박유동
자막뉴스 : 정의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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